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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언니의 인생 레시피

자연이 선물해주는 요리 영화 '리틀 포레스트-겨울과 봄'

개봉 2015

감독 모리 준이치

출연 하시모토 아이

 

 

크리스마스 케이크

고향으로 돌아온 코모리의 가을과 봄을 지낸 이야기입니다. 리틀 포레스트의 전 편인 여름과 가을을 보신 분이라면 코모리의 엄마가 편지 한 장을 남겨두고 집을 떠났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요리 중에 저는 제가 만들어 보고 싶고 만들어 본 요리를 몇 가지 올려보겠습니다. 자신의 고향에서 여름과 가을을 보낸 코모리는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지어서 엄마의 요리법으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갑니다. 어렸을 적 코모리는 엄마에게 우리도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자고 했지만 엄마는 우리는 기독교인이 아니니 크리스마스를 기념할 이유가 없다고 하지만 가끔 집에 손님이 방문할 경우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엄마의 케이크는 단순한 모양 안에 색깔을 낸 두 가지 맛의 케이크였으며 코모리는 엄마의 요리 법대로 자신만의 재료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엄마를 닮아가는 코모리는 친구들에게 이건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아닌 신년을 맞이하는 케이크이라고 말합니다.

 

무와 곶감

두 번째 요리로 영화에서는 낫토 떡이 나오지만 지극히 일본적인 음식이라서 저는 집중을 잘 못했습니다. 낫토는 먹기도 힘든데 떡과 함께 먹는다는게 저는 영 내키지 않아 바로 세 번째 요리로 넘어가겠습니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무'는 겨울에 참 중요한 식재료인 것 같습니다. 겨울 무를 손질해서 세로로 잘라서 구멍을 뚫어 실외에 걸어서 말립니다. 곶감은 늦가을에 수확해 껍질을 벗긴 후 마찬가지로 실외에서 걸어서 말립니다. 꾸덕꾸덕하게 마른 무는 조림이나 찌개에 넣어서 먹기도 하고 말린 곶감과 함께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코모리는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엄마와의 추억을 자주 생각하곤 합니다.

 

주먹밥과 달걀말이

이 영화를 보는 동안 가장 먹고 싶었던 요리가 바로 달걀말이입니다. 주먹밥은 이미 아는 맛인데 꿀을 넣은 달걀말이는 먹어본 적이 없어 영화를 본 후 바로 만들어봤습니다. 코모리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남자아이에게 도시락으로 만들어 준 적이 있는 달걀말이는 코모리 엄마의 요리방법으로 꿀을 넣는 게 포인트라고 합니다. 보통 달걀말이는 소금간만을 해서 먹었기에 저도 꿀을 넣은 달걀말이를 만들어봤습니다. 제 입맛에 아주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조금은 다른 달걀말이 맛으로 아이들은 좋아할 것 같았습니다.

 

자파티와 카레

영화 속에서 코모리가 친구와 말다툼 후 눈을 걸으며 혼자 독백하는 장면을 무척 좋아합니다. 하얀 눈 속에 나 혼자만 있어본 적이 없었기에 그 느낌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친구는 화해의 음식으로 카레를 만들어 오고 코모리는 자파티를 만듭니다. 통밀가루로 반죽을하고 특이하게 석쇠에 구워먹는 자파티는 커리를 먹을 때 함께 곁을여 먹는 빵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도 나름의 비율로 도전해봤지만 석쇠에 굽는 건 조금 겁이 나기도 해서 그냥 프라이팬에 구워서 카레와 함께 먹어봤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맛이기에 한 번쯤 도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자 샐러드

감자를 언제 심고 언제 수확해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감자로 만드는 요리법은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감자를 삶아 넣은 샐러드는 도전해 본 적이 없어 만들어봤습니다. 영화에서는 생소한 채소를 넣어 함께 먹었는데 (크레송) 저는 감자만 넣었고 샐러드 소스는 그대로 따라 해 봤습니다. 포실하게 쪄진 감자를 한 입 크기로 잘라내어 올리브유와 소금 후주를 넣고 흔들어 만드는 아주 간단한 샐러드로 여기에 본인이 좋아하는 채소를 곁들이면 됩니다.

 

코모리가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엄마의 요리법으로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은 정말 씩씩하고 의젓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딸을 혼자 두고 집을 떠난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코모리가 자신의 고향에서 결혼을 하고 정착한 모습을 보니 왠지 다행이다 하는 마음도 듭니다. 요리법 말고는 크게 집중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한국에서도 리메이크할 정도로 우리나라 정서에도 잘 맞는 영화이다 보니 요리법은 한 번쯤 따라 해 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