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10
감독 존 리 핸콕
주연 산드라 블록
요즘 사회적 문제로 인해 조금은 예민한 입양과 가족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다시 한번 봤습니다.
사회적인 배경과 많은 것이 우리와 다르지만 입양은 부모가 없는 아이를 양육하며 부모가 아이에게 느끼게 되는 많은 감정의 내측에서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것이 솟아오르며 진짜로 가족이 되어가는 것이지 억지로 시킨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그런 시점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블라인드 사이드'는 어쩌면 지금 우리가 한 번쯤 다시 봐야 할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애의 운동 실력이 욕심나긴 하겠죠
'블라인드 사이드'의 주인공 '마이클 오어'는 빅 마이크이라는 별명을 가진 키가 크고 덩치가 큰 흑인 소년입니다. 마약중독자인 엄마와 어렸을 적 강제로 헤어진 마이클은 여러 집을 전전하며 자랐습니다. 우연히 상류층 사립학교의 미식축구 감독의 눈에 띄고 감독은 마이클의 건장한 체격과 남다른 운동 신경을 욕심내어 성적을 올린다는 조건으로 마이클을 사립학교에 입학시킵니다.(미식축구의 포지션 중 레프트 태클은 큰 키와 큰 엉덩이를 가져야 유리함) 하지만 갑자기 바뀐 상류 사립학교에서의 수업은 마이클에게 너무 어려웠고 성적 미달로 운동은 시작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돌봐주던 마지막 집에서 조차 머물지 못하게 된 마이클은 추수감사절 전 날 밤 반팔 티 하나 만을 입고 거리를 서성이게 됩니다. 그때가 '리 앤 투오이'와 '마이클 오어'의 첫 만남입니다. 평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리앤은 자신의 아이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마이클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 따듯한 저녁과 포근한 잠자리를 내어줍니다.
빅 마이크, 쇼핑 좋아하니?
갈 곳 없는 마이클을 보살피는 한편 추수감사절 아침에 남편에게 자신이 소리를 지르면 보험사에 바로 연락하라고 농담 삼아 말하는 리앤도 건장한 체격의 흑인 소년 마이클이 어쩌면 조금은 두려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마이클이 잠들었던 소파는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고 마이클은 집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추수감사절에 함께 보낼 가족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리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마이클에게 다가갑니다. " 빅 마이크, 쇼핑 좋아하니?" 그리고 그다음부터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리앤과 마이클이 함께 쇼핑하는 장면입니다^^ 그 후로 리앤은 마이클이 어떻게 자라왔고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알아가려 하지만 마이클은 그런 리앤에게 자신의 상황을 쉽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마이클은 자신의 상황이 부유한 백인 여성인 리앤이 이해하기에는 지극히 개인적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리앤은 심성이 착한 마이클을 포기하지 않았고 리앤 가족의 도움으로 성적도 향상하고 미식축구도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리앤의 가족도 조금씩 마이클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우린 네가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은지 궁금해
리앤 가족의 도움으로 미식축구에서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마이클은 처음으로 '가족'의 따듯함과 포근함을 느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덩치 큰 흑인 남자아이를 집안에 들였다는 이유로 리앤의 가족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고 어느 순간 마음속에 건드리면 아픈 내 아이로 자리 잡은 마이클을 입양하기로 결정합니다. 만약 마이클이 백인 소년에 똑똑한 아이였다면 주변 사람들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리앤의 가족을 바라봤을까요? 마이클이 자랐던 동네에서 미식축구로 한때 미래가 밝았던 흑인 소년은 본인 스스로 헤어 나오지 못한 환경 때문에 끝내 죽음을 맞게 되었으며 많은 아이들이 마약과 갱단에 빠져 죽음으로 신문을 장식하는 경우가 흔한 일입니다. 리앤 가족은 한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며 그것은 실로 칭찬받아야 할 일이지만 단지 조금 어리숙한 흑인 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양을 폄하하는 사건은 뒷부분에도 다시 나옵니다.
네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
그 뒤로 마이클은 미식축구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고 각 대학에서 입학 제의를 받게 되지만 리앤 부부가 후원하는대학을 마이클에게 강요했을 거라는 이유로 대학 입학비리에 관한 조사가 시작됩니다. 그때 처음으로 마이클은 리앤의 관심과 사랑을 의심하게 되지만 조건 없는 믿음과 사랑으로 만들어진 가족의 신뢰는 쉽게 깨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리앤은 마이클에게 네가 원하는 인생이라면 뭘 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장면은 리앤과 마이클이 누가 봐도 엄마와 아들이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마이클은 미시시피 대학에 입학을 결정하고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로 집을 떠나게 됩니다. 한 번도 자신의 결정대로 살아보지 못한 마이클에게 리앤이 네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말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그애의 삶을 바꿨어요
아뇨, 그애가 내 삶을 바꿨어요
리앤은 마이클과 함께 아파하고 성장했으며 그로 인해 더 단단해진 가족을 만들었습니다.
가족은 그 형태가 아닌 일상에서 쌓인 수많은 감정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거라는 걸 알게 해 준 '블라인드 사이드'를 보고 분명 우리도 지금보다는 더 나아진 입양문화가 자리 잡을 거라 희망해 보며, 우리 마음속에 아픔으로 남은 작은 천사들에게 이 사회를 살아가는 한 어른으로써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깁니다...
'차차언니의 인생 레시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외된 아이들의 이유 있는 가출 '문라이즈 킹덤'Moonrise Kingdom (0) | 2021.03.22 |
---|---|
벚꽃이 필 때면 꺼내 보는 영화 '앙: 단팥 인생 이야기' (0) | 2021.03.22 |
면역력에도 좋고 맛도 좋은 '고사리 파스타' with 살치살 구이 (0) | 2021.03.22 |
역시 비 오는 날은 국수 요리 '골동면'을 소개해 볼게요 (0) | 2021.03.21 |
지칠 때 보면 힘이 되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0) | 2021.03.21 |